북측 관계자들, 올해 국제회의 등서 南인사 만나 적극 대화
북한적십자, 홍콩서 한적 관계자들 만나… 작년과 달리 '유연'
북측 인사들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맞춰 외국에서 우리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지난달 28∼29일 한국·북한·중국·일본·몽골 적십자사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홍콩에서 열린 '2018 동아시아 적십자사 지도자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박 회장을 수행했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백용호 북한 적십자회 부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회의에 참석했다며 남북 간에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백용호 부위원장이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에는 박경서 회장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비교적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다"라며 "아무래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좋아진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11월 초 터키에서 열린 제21차 국제적십자사연맹 총회에 참석했던 백 부위원장이 공식 오찬 자리에서 박 회장과의 대화를 부담스러워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0∼21일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미 '1.5 트랙(반관반민)' 대화에서도 북측 참석자들은 미국 측 인사들보다는 남측 참석자들에게 더 친밀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북미 대화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남북 간에 많은 대화를 나눴고 분위기도 매우 좋았다며 일부 북측 참석자는 남측 인사들의 전문성을 치켜세우는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또 한 북측 관계자는 우리측 참석자에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며 "하지만 고난의행군 때만큼 힘든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의 솔직한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밝힌 상황에서 외국에서 우리측 인사를 만나는 북측 인사의 태도도 좀 더 유연해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 참석한 리용호 외무상을 비롯한 북한 외교관들은 연합뉴스 취재진을 향해 밝은 표정으로 촬영에 응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