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회담 판문점서 시작…정상회담 날짜 등 논의
南 "'시작이 반' 이상의 성과"… 北 "일찍이 없었던 사변"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9일 "시작이 반이다 해서 그 이상의 성과를 이미 내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동시에 첫술에 배가 부르랴 하는 그런 초심, 우리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기보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잘 해나가야 한다는 마음도 다시 한번 오면서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오늘 회담도 그렇고 앞으로 진행되는 것들이 우리 북과 남의 최고지도자들의 어떤 결단에 의해서 모든 것들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수뇌회담이 잘 성과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서 협의를 해야 되겠다는 말씀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지난 1월 9일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렸고 이번 고위급회담이 통일각에서 열리는 것을 언급하며 "평화와 통일이 이렇게 연결되는 좋은 의미가 그 자체에서 있지 않겠는가 생각을 해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이름에 걸맞게 저희가 잘 협의해서 내외에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런 성과를 잘 내야되겠다 이렇게 다시 한번 마음을 먹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이뤄진 대표단의 방남 등을 언급하며 "80여 일 동안에 일찍이 북남관계에서는 일찍이 있어 본 적이 없는 그런 사변적인 일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 속담에 있는 것처럼 같이 마음을 맞추고 뜻을 맞추고 노력과 힘을 합쳤기 때문에 이번에 평창을 비롯해서 민족사에 남을만한 그런 기록들이 옳게 이뤄졌다고 저는 생각한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남측 수뇌부와 또 남측 인민들에게 우리 북측 동포들의 진심 어린 감사의 뜻도 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또 회담장인 통일각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할 수 없이 감회에 젖어있다"면서 "왜냐하면 통일각이 판문점이 민족분열의 상징 아니냐. 민족분열의 상징인 판문각에 다름 아닌 통일각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그 의미, 그 뜻이 깊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통일각에는 위대한 장군님,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와보신 곳"이라고도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2012년 3월 판문점을 시찰한 바 있다.

그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것처럼 통일각 안에서 열린 회담은 모두 잘됐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남측 대표단 선생들의 표정이 밝은 것을 놓고 봐도 그렇고, 통일각에서 진행된 과거 회담을 염두에 봐도 그렇고 회담이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위급회담에서는 4월 말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정상회담의 날짜와 의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우리측에서는 조 장관과 함께 천해성 차관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표단으로 나갔고, 북측에서는 리선권 위원장과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김명일 조평통 부장 등 3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