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식 핵해법' 언급도 주목…"평화조약 필요없다" 주장도
볼턴, 최근 RFA인터뷰서 "북한 술책 빠져선 안돼"… 강한 불신 보여
대북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낙점되면서 그가 최근 북한 문제에 어떤 입장을 보여왔는지 관심이 쏠린다.

볼턴 전 대사가 비교적 최근 북한 문제에 대한 폭넓은 견해를 밝힌 것은 이달 20일 보도된 미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다.

볼턴 전 대사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뒤에 나온 발언인 셈이다.

그의 당시 인터뷰 내용은 "북한의 술책에 두 번 다시 빠져서는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이 보여주듯 북한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오는 5월로 추진되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6개월 또는 1년의 예비협상 기간을 단축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회담 제안에 진지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 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시간 낭비를 피하고자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도 말했다.

볼턴 전 대사의 RFA 인터뷰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대목은 리비아의 과거 핵 폐기 사례에 대한 언급이다.

그는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13∼14년 전에 리비아의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의 안보단지 창고에 리비아의 핵 시설물을 보관하는 것과 비슷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어떤 취지에서 리비아 사례를 언급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리비아는 지난 2003년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뒤 미국이 요구한 검증(사찰)방안을 수용했다.

이후 미국은 2004년 리비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연락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핵 폐기를 완료한 2006년에는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북한은 리비아식 선(先)핵포기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고, 리비아를 핵을 포기한 후 체제 안전을 위협받은 대표적인 사례로 인식하고 있다.

볼턴 전 대사는 RFA 인터뷰에서 '미국이 비핵화를 대가로 북한에 제안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이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미국이 북한과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이 행운"이라는 주장을 펴서 앞으로 북한과 협상과정에서 일방적인 핵포기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의 '군사옵션'과 관련해서는 "저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군사적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라며 여지를 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보도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군사행동이 가해질 것이라면, 반드시 북한이 미 본토 타격 역량을 갖추기 전이 돼야 한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