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사직서 제출…박수현 변수로 현역 참여한 충남지사 경선구도 변화
성추문에 본선경쟁력 중요성 상승…현역의원 2∼3명 제한방침 관철 불투명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당 인사들을 겨냥해 잇따라 터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로 고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공행진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토대로 지방선거 승리와 원내 제1당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초점을 맞춰왔으나 잇단 성폭행·성추행 의혹으로 분위기가 변한 데다 원내 1당 유지도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른바 '안희정 쇼크'에 이어 민병두 의원까지 10년 전 성추행 의혹에 휩싸여 의원직 사직서를 12일 공식 제출하자 당 분위기는 술렁이고 있다.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이개호 의원에 더해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경선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역의원 출마 문제를 추가로 정리해 최종적으로 2~3명만 지방선거에 내보낼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목표 달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당의 만류에도 민 의원이 사직서 제출을 강행한 데다 충남지사 선거 예비후보로 '안희정 마케팅'을 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불륜 의혹 등에 따라 자진 사퇴 권고를 받으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것이 그 이유다.

만약 민 의원의 사직서가 실제로 처리될 경우 민주당의 의석은 120석으로 줄어들면서 원내 제2당인 자유한국당(116석)과의 의석 차가 4석으로 줄어든다.

더욱이 박 전 대변인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충남지사에 도전한 양승조 의원의 본선 진출 가능성도 이전보다는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박영선·우상호(이상 서울), 박남춘(인천), 이상민(대전), 오제세(충북) 의원 등도 광역단체장 도전에 나선 상태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수도권의 경우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현역의원이 경선을 통과할 경우 본선 출마를 용인하는 입장이다.

또 경남지사의 경우에는 김경수 의원의 차출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목표대로 현역의원 출마를 2~3명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후보 기호 1번' 확보하고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유리하게 풀어가기 위해 원내 1당 지위를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갑자기 미투 변수가 생기면서 1당 유지가 가능한 수준으로 현역의원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에 우세했던 지방선거 분위기가 '미투' 폭로를 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본선경쟁력이 이전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현역 국회의원 출마에 대해 이전과 같은 기준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희정 쇼크 등이 있기 전에는 민주당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정서적으로만 보면 사실상 평평해진 것 아니냐"면서 "지방선거 목표로 제시했던 이른바 '9+알파(α)'가 과거에는 엄살이었다면 지금은 현실적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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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