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와 김지은 비서가 텔레그램을 통해 나눈 대화 /사진=JTBC, 연합뉴스
안희정 지사와 김지은 비서가 텔레그램을 통해 나눈 대화 /사진=JTBC, 연합뉴스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가운데 이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나눈 대화가 공개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 JTBC '뉴스룸'은 김지은 씨가 출연해 안희정 지사에게 지난해 6월부터 8개월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성추행 또한 빈번했다고 폭로했다.

방송에서 김 씨는 안 지사와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인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에서 대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 메신저를 통해 안희정 지사는 "머하니?"라고 묻고 "미안", "내가 스스로 감내해야 할 문제를 괜히 이야기 했다"라고 사과했다. 사회 전반에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면서 성추행 및 성폭행에 대한 일을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안 지사는 "미안", "괘념치 말거라"라고 말했다. 김지은 씨가 답신을 보내지 않쟈 안 지사는 재차 확인하는 듯 "알았죠?", "거기 있니?", "왜 아무 말도"라는 메시지로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잘 자요"라는 메시지를 보내고도 답이 없자 전화를 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화 안 받네"라고 말한 뒤 “잘 자요”라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한편 안희정 지사는 도지사직에서 사퇴하고 정치활동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됐던 안 지사는 이로써 한순간에 잠정적으로 정계 은퇴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안 지사는 6일 새벽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는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며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 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는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안 지사는 현재 공관에 머무르지 않고 있으며 소재 역시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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