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대화 안 한다면 방북 초청은 또 하나의 조작사례 될 것"
미 한반도 전문가 "북, '비핵화 북미대화'도 시작해야"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평양을 방문토록 공식 초청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비핵화 원칙을 수용하고 미국과도 회담을 시작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매닝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이같이 말하고 "만약 그렇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의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열린 두 번의 정상회담이 한반도 위기를 해소하지 못한 것을 지적한 뒤, 북한이 '비핵화 북미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번 초청은 김정은에 의한 또 하나의 조작사례가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매닝 연구원은 김정은의 문 대통령 방북 초청을 "한미 관계를 좀 더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분석한 뒤 김정은을 "정상회담 관련 홍보의 달인"이라고 칭하며 "한국인의 통일에 대한 감정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며 '조건부 수락'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회담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해 남북 대화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해서도 "북한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한항공 비행기를 폭파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문 대통령이 올림픽과 관련한 북한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일종의 저비용 보험정책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거기에는 호혜주의가 있어야 한다.

왜 김정은이 모든 상황을 주도하려 하는가.

김정은은 자신이 문 대통령의 '빅 브라더'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이냐"라며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모두 북한에서 열렸으니 이번에는 서울이나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