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安이 공동대표 맡아줘야", 安 "백의종군 입장 말씀드려"
중립파, '安사퇴' 고리로 신당 합류할 수도…반대파선 "자리 나누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안을 의결한 직후 대표직에서 조기사퇴를 하고, 이 경우 국민의당 중립파 일부가 통합신당에 합류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안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이날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중립파 의원들과 1시간 30분가량 오찬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당 중립파인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주승용 의원이 참석했으며 통합 찬성파인 국민의당 김관영 사무총장도 배석했다.

여기서는 중립파가 내놓은 '안 대표 조기사퇴' 중재안에 대한 얘기와 함께 통합 이후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지 등에 대해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 대표는 안 대표와 공동대표 형태로 통합신당을 꾸려가겠다는 생각을 밝혔지만, 안 대표는 통합 완료 후 백의종군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식사 후 유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안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면서 "통합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아줘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제가 유일하게 걱정하는 것은 신당의 성공이다.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이 되려면 통합을 추진한 저와 안 대표가 책임을 지고 신당을 성공시켜야 한다"며 "이 얘기를 저분들에게 설득하러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유 대표도 여러 입장을 들었다.

저는 여러 번에 걸쳐 말씀드린 백의종군 입장을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4 전대 당일 사퇴하는 것으로 얘기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시점에 관해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어떻게 하면 당이 잘될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이 부분에 대해 유 대표와 다시 얘기를 나누고, 최종 결론을 내고 말씀을 드리기로 했다"고 답했다.

박주선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안 대표의 (사퇴) 의지는 확고한 것 같은데, 안 대표와 유 대표가 밟아야 할 절차가 더 있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안 대표와 중립파들이 '통합안 의결 직후 사퇴'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으며, 이에 유 대표가 안 대표의 조기사퇴를 만류하며 공동대표를 제안하는 자리가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만일 안 대표가 유 대표와 추가 논의를 거쳐 '2·4 전대 직후 사퇴' 방침을 확정할 경우, 중립파도 안 대표가 본인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보고 통합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다.
안철수-유승민, 중립파와 오찬… '安 조기사퇴-중립파 신당합류' 논의
한편 반대파에서는 이날 오찬회동을 두고 통합신당에서의 '자리'를 두고서 안 대표 측과 중립파가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대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대표 측이 박주선 김동철 주승용 의원 등에게 통합신당의 대표직이나 원내대표직 등 주요 보직을 약속하면서 합류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리 나누기를 위한 자리가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