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때리는 서울시장 주자와 대조…유력 대선주자에 인기높아 비판 부담 느낀듯
야당 후보 "안희정 인기에 묻어가려 한다" 비판
"성과 계승할 것" 안희정 칭찬 일색의 민주당 충남지사 주자들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 대부분은 같은 정당 소속이라 하더라도 현직 단체장의 실정을 들춰내 비판한다.

현직 단체장과 차별성을 부각해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지사 선거 주자들은 3선 도전을 접은 현 안희정 지사를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칭찬 세례가 이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3선 도전을 시사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의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에 대해 박영선, 민병두, 전현희 의원 등 민주당 서울시장 주자들이 연일 공세를 펼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데다 도민 인기가 높은 안 지사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복기왕(49) 아산시장은 지난 16일 도청 1층 로비에서 한 충남지사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8년간 누구보다 확고한 지방분권의 철학을 갖고 일해 왔던 안희정 지사의 노고와 업적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며 "안 지사는 충남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충남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복 시장은 이어 "안 지사의 민주주의 성과를 계승할 것"이라며 "안 지사가 추진했던 3농(농어민·농어업·농어촌) 혁신의 깃발을 더 높이 들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양승조(59·천안병) 의원도 지난 4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안 지사는 2017년 청렴도 전국 1위,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평가 7년 연속 최우수 등 업적을 이뤄냈다"며 "저의 동지 안희정의 훌륭한 성과를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도지사 후보인 박수현(53) 청와대 대변인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희정 지사와 숲길을 산책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안 지사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박 대변인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안 지사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민주당 충남지사 주자들의 이런 태도에 대해 국민의당 도지사 후보인 김용필 충남도의원은 최근 논평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분권 시대에 충남의 미래를 책임질 도지사를 뽑는 선거이지, 특정인의 후계자를 상속하는 게 아니다"며 복기왕 시장을 비판했다.
"성과 계승할 것" 안희정 칭찬 일색의 민주당 충남지사 주자들
이어 "특정인의 지원으로 무난하게 당선되려 하지 말고 구체적인 비전과 실행계획을 들려 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양승조 의원에 대해서도 "본인의 비전은 없고 안희정 지사의 성과에 묻어가려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며 "2015년 기준 노인 자살률 전국 1위 등 충남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한 마디 비판도 못 한다면 양 의원은 제2의 안희정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