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남북관계 개선 첫걸음", 한국 "북핵·미사일 완성 시간만 벌어줘"
국민 "긴장완화 계기", 바른 "비핵화 갈 길 멀어", 정의 "남북관계 물꼬"

여야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군사 당국회담 개최 합의가 이뤄진 것을 놓고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회담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첫걸음을 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이번 회담은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9년여간 지속된 남북 냉각기를 깬 본격적인 해빙의 자리였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 있는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군사회담 개최 합의 등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며 "모처럼 조성되는 남북 해빙 무드에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훈풍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북한에 안하무인·적반하장의 판을 깔아준 회담"이라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라고 혹평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핵과 미사일 완성을 위한 시간만 벌어주는 회담이 아닌지 근원부터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특히 '남북관계의 모든 문제를 당사자인 남북이 대화로 해결한다'는 부분을 거론하며 "만약 이것이 '민족 문제는 민족끼리 푼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강력한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이 시급한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미래의 안전을 넘겨준 치명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에서 "평창 평화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군사적 긴장완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남북 공동보도문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항들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남북관계 문제를 남북이 대화로 해결한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포괄적인 표현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의 다양한 대표단이 참여하고, 남북 간 군사회담이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면서도 "한반도 비핵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더욱 분명한 것은 대북제재의 강도가 더할수록 대화는 더 필요해진다.

압박의 효과가 더할수록 오가는 대화는 더욱 진지해질 것"이라며 "정부가 대북제재를 느슨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공동보도문에 이산가족 상봉이나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회담의 의의를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