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종학 인사와 예산·입법 연계 가능성…국민의당 설득에 총력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야당을 향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조속히 채택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홍 후보자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막중한 책무를 띤 중소벤처기업부를 이끌 인물인 만큼 하루 빨리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홍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마지막 퍼즐'인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더욱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홍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보고서 채택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홍 후보자 자체에 대해서는 부적격 판단을 내린 터라 정부·여당으로서는 고민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우선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마지노선으로 삼아 국민의당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없더라도 국민의당만 협조하면 청문보고서 채택과 임명 과정에서 큰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여권의 부담이 커지고, 특히 새 정부 국정과제 실현과 맞물린 2018년도 예산안이나 주요 민생·개혁 법안 처리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절차는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홍 후보자의 역량과 자질이 확인됐고, 홍 후보자도 성실하고 진솔하게 충분히 소명해서 제기된 의문들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다른 야당도 오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도록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10일 청문회를 사실상 보이콧했고 오늘 청문보고서 채택에도 협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산자위 소속 국민의당 의원들은 홍 후보자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것 같다.

찬반 의견을 병기해 보고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갖고 국민의당 의원들을 끝까지 설득하려 한다"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새롭게 제기된 의혹은 없었고, 기존 의혹은 해명됐다"며 "청문회 전부터 일단 엑스(X) 표를 치고, 부적격이라고 한 것은 정치공세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홍 후보자 장모의 격세증여나 부인과 딸의 석연찮은 채권채무 관계 등 청문회 전부터 제기된 각종 신상 의혹이 국민 감정상 불편한 것은 사실이나 불법은 아니며, 장관으로서 자질과 전문성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야당이 홍 후보자 인사와 내년도 예산안 및 주요 법안 처리를 연계해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야당의 거센 반대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끝내 무산되고 청와대가 홍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의 예상 후폭풍도 걱정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한다고 해서 한국당이 예산안을 통과시켜주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어 "홍 후보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갖고 평가를 받아야 하지, 예산안하고 결부해 평가받을 문제는 아니다"며 "한 사람의 살아온 인생을 그렇게 가볍게 처리하고 취급할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