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끝까지 같이 못할 분 있더라도 굴하지 않을 것…중도혁신 포기 못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6일 '적폐청산에 소극적'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에 "적폐를 청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이라는 정치기술을 배척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중도혁신의 길을) 가겠다"며 당 내 반대·이탈 목소리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 며칠 외국방문 중 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거 안다. 어느분은 제가 적폐청산을 반대한다며 '중대결심'을 언급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인터넷 비방문이 돌고 있다고 들었다"며 "정당에는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 행위는 논리로나 형식으로나 정상적 문제제기의 범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자신이 적폐청산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이라는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저는 청산과 결산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정권이 바뀌면 이는 필연적이라는 것이라 본다"며 "하지만 적폐청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해 적폐를 청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이라는 정치기술을 배척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날 오전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다. 당대표는 무슨 말을 해도 듣고 앉아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저의 당선이 비정상이면 선출한 당원이 비정상이라고 보고계신 건데, 그정도면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거란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앞서 유 의원은 당 국민의당 의원들이 있는 SNS 방에 "사과까지 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고발하는 것은 적폐청산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안 대표의 행보에 불만을 표했다. 유 의원은 더 나아가 "저는 안 대표가 당대표에 출마했을 때 몇몇 의원들과 함께 반대입장을 밝혔다"며 "대선패배 후 당대표에 출마한 것도 비정상이지만 비정상적으로 출마했는데도 당선된 것은 당이 비정상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수사에 반대한다는 공격에 대해서는 "적폐청산의 구호를 앞세워 분위기로 몰아갈 게 아니라 엄정한 증거를 들이대고 법과 절차대로 처리하라는 것"이라며 "몰아가기 정치하지 말고 사법적 소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지금 우리 지지자와 좀 더 강해지면 지지하겠다는 잠재 지지자를 보고 묵묵히 걸어가겠다"며 "모두 함께 가기를 강렬히 희망하지만, 응당 가야할 길을 비정상으로 인식한다면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 반패권의 길, 중도혁신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