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국감 미룬 채 과방위원장실에서 긴급 대책 논의
[국감현장] 과방위 국감, 방문진 이사 사퇴 공방으로 1시간 지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오후 국정감사가 재개되기로 한 시간은 애초 오후 2시 20분이었다.

그러나 약속된 시간이 됐음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감장에 들어오지 않았고 자유한국당 신상진 위원장은 "1시간 후 국감을 속개하겠다"며 '감사중지'를 선언했다.

이 시각 한국당 의원들은 국감장 바로 옆에 있는 과방위원장실에 모여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있었다.

전날 사의를 밝혔던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김원배 이사가 이날 공식적으로 사퇴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국감 보이콧'까지 검토했다.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오후 3시 30분 국감이 재개되자 회의장으로 들어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국당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 정권과 언론노조의 압박을 못 이겨 (김 이사가) 사퇴했다"면서 "우리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달아 더는 과방위원으로서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에 따르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압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다.

민주주의 사회라는 대한민국에서 백주 대낮에 공영방송의 이사 가족이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사태가 있다면 방치해도 되겠느냐"고 주장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국감을 계속 진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국감 무용론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자 여당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지금 현재 공영방송 이사들 몇 분이 물러나는 것은 이사 본인들의 판단"이라며 '사퇴압박' 의혹을 일축했다.

신 의원은 과거 이명박(MB) 정권 때 정연주 전 KBS 사장 사퇴 전 김금수 당시 KBS 이사장과 신태섭 KBS 이사가 물러났던 과정을 거론하면서 "핀셋으로 꽂아 내쫓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최근 방문진 이사들의 사퇴는) 본인들이 판단해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더는 이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 오늘 (피감기관인) 출연연(정부출연 연구기관) 감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이 "스스로 물러났다고 표현하는데 공영방송 이사 3명이 사퇴하는 과정에서 신상털기나 모욕·협박·폭력 등 불법적 상황이 너무 많았다"며 맞섰다.

이처럼 여야 간사가 설전을 벌였으나 국감 파행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이후 국감은 다시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