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들, 유엔 대북제재엔 '호들갑'… 북한 미사일 도발은 '외면'
북한이 15일 새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새 대북제재 결의를 통과시킨 후 첫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데 대해 중국 주요 매체들은 한국 등 외신을 인용해 발사 소식을 보도하는 것 외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중국 매체들의 보도 내용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안보리 결의가 통과됐을 때에는 유엔 본부를 현장 연결하고, 분석 기사를 쏟아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연합뉴스와 일본 매체를 인용해 북한이 이날 오전 6시57분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거쳐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미사일이 홋카이도(北海道) 에이모미사키(襟裳岬) 동쪽 2천㎞ 지점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글로벌 타임스 등 현지매체들도 외신을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하고 일본 정부가 홋카이도 인근 12개 현에 대피경보를 발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들은 이번 도발에 대한 의미나 분석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중앙(CC)TV도 이날 오전 뉴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별도의 리포트 없이 짧게 전했다.

CCTV가 안보리 새 대북제재가 통과했을 때 뉴욕 주재 기자를 현장 연결하고 관련 뉴스를 4꼭지에 걸쳐 보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관련 보도를 대폭 축소한 셈이다.

CCTV는 대신 전날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인식이라고 밝힌 점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힌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 내용도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신속하게 입장을 밝혔던 것과 달리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이전 한국의 사드 배치나 대북제재와 관련한 이슈에는 과민 반응을 보이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같은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보도를 최대한 자제하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