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 옳지 않아, 계속 토론"…지도부 논의 장기화할 듯
하태경 "중도대통합 중심에 서야", 정운천 "국민의당과 연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13일 "지금 바른정당은 분열하면 안 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동지들끼리 옳은 길을 가려고 어렵게 모였는데 마음을 열고 토론을 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새 지도부 구성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의견 개진은 바람직하지만, 당의 분열을 초래할 만큼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차단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른정당 의원 20명은 이날 저녁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부 구성 방식에 대한 합의 도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결론이 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오늘 한번 토론하고 끝내기엔 너무 시간이 부족하다"며 "계속 토론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유승민 비대위원장' 체제를 반대하는 이른바 통합파의 구심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의총에서는 다시 한번 자강파와 통합파 간의 격론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오전 열린 연석회의에서는 원외위원장들 대다수가 유승민 비대위 체제를 요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이날 원외위원장들의 공부모임인 바른포럼 창립총회 축사를 통해 '보수대결집'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지금 북핵 문제로 사실상 국가적 큰 위기인 만큼 안보를 제일로 하는 보수우파가 대결집을 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다만 보수대통합의 구체적인 방향과 관련해선 "결집의 형태라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만 말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서청원·최경환 자진탈당 권유 권고 및 탈당파에 대한 문호개방'을 골자로 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에 대해선 "내 입장을 코멘트하지는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혁신안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질문에는 "정치는 기본적으로 대의명분에 입각해야 한다"면서 "(혁신안이) 대의명분에 맞는 수준인가는 각자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답변했다.

반면, 당내에서 대표적 자강론자로 꼽히는 하태경 최고위원은 바른포럼 축사에서 "밖에는 우리가 자강이냐 통합이냐로 대립하는 것처럼 비친다"면서 "그러나 자강도 원론적으로 통합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에 남은 일부 합리적인 사람들과 바른정당, 그리고 국민의당이 합치는 '3지대 통합'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그게 바로 중도 대통합이고, 그 중심에 새로운 보수인 우리가 우뚝 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호남에 지역구를 둔 정운천 최고위원은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바른포럼 축사에서 "바른정당이 위기라고 하는데 선거제도 개편이랄지, 규제프리존법이랄지 국민의당과 연계해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사안이 몇 가지가 있다"며 "연대를 해서 당을 강하게 해서 국회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