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2 스텔스기·핵추진 항모 등 전략무기 투입될듯
방사성 물질 포집임무 특수정찰기(WC-135) 동해상 출격
한·미, 북한 핵실험 대응 '군사적 조치' 협의… 고강도 무력시위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4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 도발에 대응해 군사적 대응 조치 협의에 나섰다.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겸 한미연합사령관은 북한의 핵실험 도발에 강력히 대처하는 고강도 대북 무력시위 등 군사적 대응 준비 협의를 하고 있다고 군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정 의장과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전날 긴급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매우 심각한 도발이며 절대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가장 빠른 시간내에 한미 군사적 대응 방안을 준비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조한규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도 전날 대북 경고성명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는 한미동맹은 북한의 도발을 응징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구비하고 있으며 강력한 한미 연합군의 대응 조치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군 당국은 해·공군 중심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해 북한 도발에 즉각 응징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와 F-35B 라이트닝Ⅱ, B-1B와 B-52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괌과 주일미군의 핵 추진 잠수함 등의 출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미, 북한 핵실험 대응 '군사적 조치' 협의… 고강도 무력시위
아울러 한미 양국은 F-22와 F-35B를 오산 또는 군산 미군기지에 3개월 단위로 순환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측은 F-16 전투기 1∼2개 대대를 한국에 추가 배치하는 옵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9∼10월 해·공군 중심의 대규모 전략무기가 전개되어 대북 군사적 압박을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실험 이후 군사적 대응 조치에 반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과 중거리미사일(IRBM) 화성-12형을 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하거나, 스커드 계열의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대북 경계·감시 테세를 강화했다.

한편 미국은 대기분석 특수정찰기인 WC-135W(콘스턴트 피닉스) 특수정찰기를 동해상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WC-135는 올해 초 미국 본토에서 오키나와의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 특수정찰기는 동체 옆에 달린 엔진 형태의 대기 표본수집 장비로 방사성 물질을 탐지한다.

정찰기 내 대기성분 채집기 내부 온도를 영하 50도 이하로 낮추면 공기 중의 핵물질이 달라붙게 된다.

핵폭발 과정에서 원자가 인공적으로 깨지면서 방출되는 크세논(크세논·Xe-135)과 크립톤(Kr-85), 세슘(Cs-137) 등의 방사성 물질을 수집한 후 측정, 핵실험 여부는 물론 농축우라늄, 플루토늄, 수소 폭탄인지를 구분한다.
한·미, 북한 핵실험 대응 '군사적 조치' 협의… 고강도 무력시위
미국은 2006년 10월 북한이 실시한 1차 지하 핵실험 때부터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때까지 보유 중인 두 대의 WC-135기 가운데 한 대를 동해 상공에 파견해 방사성 물질 수집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때부터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는 핵종을 탐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