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지역 영상정보 수집 안돼…백두산까지 감청은 가능
글로벌호크 내년 도입·정찰위성 3∼4년 후 전력화


한미가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의 조속한 전환 협력에 합의하면서 우리 군 당국도 전작권 조기 전환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4일 "전작권 전환 작업은 한국군이 갖춰야 할 조건에 기초해 이뤄지고 있어 현재까지 추진된 과정을 정확한 수치로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굳이 수치로 말하자면 70% 이상은 됐다"고 말했다.

군은 전작권 행사에 필요한 타격 수단과 실시간 대북 정보수집을 위한 정찰수단 확보에 국방예산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전작권 행사에 필수적인 대북 실시간 정보 가운데 위성사진과 영상 정보는 대부분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

미군에게 핵심적인 대북 정보를 의존하는 이상 연합방위를 한국군이 주도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미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정찰기와 정찰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2대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표면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수준의 무인정찰기이다.

군은 애초 이 정찰기에 북한지역에 대한 감청장비를 탑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자 대북 감청장비를 탑재하기로 했다.

공군은 글로벌호크 등 중·고고도 무인항공기(UAV)를 운용하는 공군 정찰비행단(준장급 부대)을 2020년에 창설할 계획이다.

또 일명 '425사업'을 통해 2020년에 1기, 2021년에 2기, 2022년에 2기 등 총 5기의 정찰위성을 전력화할 계획이다.

이들 위성의 해상도는 0.3∼0.5m 수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 4기는 구름 낀 날씨에도 관측이 가능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하며, 나머지 1기에는 전자광학(EO) 및 적외선장비(IR) 감시장비가 장착된다.

정찰위성 5기가 전력화하면 평균 2∼3시간 이내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용 이동식발사대(TEL)를 탐지할 수 있게 된다.

1조원이 투입되는 정찰위성은 북한의 미사일기지 등 군사시설을 밀착 감시할 수 있어 킬 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군은 정찰위성에서 보내온 북한지역 영상정보를 분석하는 체계도 내년부터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군은 국내에서 개발하는 핵심장비를 위성에 탑재할 계획이다.

그러나 핵심장비 국내 개발 지연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비하고, 급변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고자 첩보위성 4∼5기를 국외에서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스라엘과 독일 등을 대상으로 위성을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에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현재 백두·금강 정찰기와 RF-16 정찰기 등 대북 정찰수단을 운용 중이지만, 영상정보는 평양지역까지 수집할 수 없다.

다만, 감청(신호)정보는 백두산지역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RC-800 정찰기는 최고 1만3천m까지 상승해 신호정보는 백두산까지, 영상정보는 금강산 이북지역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서 백두·금강 정찰기로 불린다.

군은 군단급 부대 정찰용 무인항공기인 송골매도 운용 중이다.

길이 4.8m, 높이 1.5m, 날개폭 6.4m인 송골매는 시속 120∼150㎞로 비행할 수 있으며 작전반경이 80㎞에 이른다.

한번 이륙하면 최대 4㎞ 상공에서 4시간을 체공하며 북한군에 대한 영상정보를 수집한다.

우리측 지역에서 비행하면서 주간에는 군사분계선(MDL) 이북 20㎞ 지점까지, 야간에는 10㎞ 거리까지 촬영할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송골매보다 능력이 향상된 군단급 UAV-Ⅱ를 개발 중이다.

고성능 주·야간 동영상 장비와 구름과 안개 등 악조건의 날씨에서도 영상 수집이 가능한 합성 영상레이더(EO/IR)를 장착할 예정이다.

고도나 작전반경도 송골매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 중인 정찰수단으로 평양 이남 지역의 북한 정보를 주로 수집하고, 미국이 제공하는 위성 정보 등을 통해 우리가 수집한 정보를 비교 분석해 정밀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