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하던 B-1B 출동 적극 홍보…美2사단장도 연합훈련 '확대' 강조
'전략자산·한미군사훈련 축소' 언급에 우회적 불만 관측도


미국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전략폭격기를 월 1회 이상 한반도로 출격시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일각에서 '비핵화 카드'로 한미연합훈련 및 전략무기 출동을 축소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에 개의치 않고 계획된 연합훈련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월 1회 이상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출동시킨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핵과 미사일 능력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등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동맹을 방어하려는 의지로 보인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 B-1B 출동은 이달 초에 마련된 연합훈련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은 월 1회 이상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출격시킨다는 방침이며, 올해 계획된 연합훈련 계획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이런 의지 표명과 맞물려 이날 B-1B가 한반도에 출격한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미군은 그간 비공개 태도를 보여왔던 B-1B 출격에 대해 이번에는 적극적인 홍보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근 '전략자산·연합훈련 축소'를 언급한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 발언 등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외교안보 대통령특보인 문 교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공동주최한 세미나 기조연설 및 문답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한미연합훈련과 전략무기 출동을 '비핵화 카드'로 삼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해석이 가능한 문 교수의 발언에 상당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군의 한 소식통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번 B-1B 훈련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군은 B-1B가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한 모습을 한국 공군 F-15K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도 B-1B가 두 차례 출격했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인 조치이다.

여기에다 시어도어 마틴 주한 미 2사단장(육군 소장)이 지난 19일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현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는 "실전과 같이 훈련하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훈련은 (한미간) 연합훈련이 돼야 한다"며 "매우 높은 수준의 실사격 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미 간에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 등 다양한 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려면 더 많은 연합훈련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연합훈련 축소 발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예비역 장성은 "마치 미국의 전략무기에 안보를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자주적 방위력을 갖추는 데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