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호남 끝나고 당세 약한 곳 대기…수도권 경선 관건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이 30일 반환점을 돌면서 전반부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총 7회의 지역 경선 중 광주·전남·제주와 전북, 부산·경남·울산 등 이미 치른 3번의 경선에서는 누적투표자 수가 10만 명을 넘겼다.

이런 결과에 국민의당은 애초 우려를 딛고 흥행 측면에서는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당은 이제 총투표자 20만 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후반 경선에서도 열기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선 당의 고민이 깊다.

전반부 흥행은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의 덕이 크다.

지난 25∼26일 치러진 호남 경선에서만 9만 명이 넘는 투표자가 나왔다.

앞으로 남은 경선 지역은 대구·경북·강원과 인천·경기, 서울, 대전·충청 등 4개 지역이다.

당장 이날 경선이 치러지는 대구·경북(TK) 및 강원 지역은 총 당원 수가 1만2천여명 수준으로, 부산·경남(PK)과 더불어 당세가 가장 미약한 지역이다.

지역구 의원이 단 한 석도 없고 각 후보 측도 조직 동원에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총 당원 수가 비슷한 PK 지역에서 그랬듯이 이날 TK 경선에서도 1만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5천명을 넘기면 선방하는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대구·경북·강원 지역 투표자 수는 860명으로, 일단 더딘 출발을 나타내고 있다.

'안철수 대세론'으로 승부가 초반에 기울면서 경선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점도 흥행에는 악재다.

안 전 대표가 25일 광주·전남에서 득표율 60%로 출발해 지난 28일 PK 지역 경선에서는 74%를 돌파하는 등 점점 더 판세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선 결과에 대한 주목도는 차츰 떨어지고 있다.

승부가 일찍 판가름나면 우선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고 각 후보 측의 조직표도 쉽사리 동원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일단 당이 목표한 '20만 명 돌파'의 관건은 인구 절반이 밀집한 주말 수도권 경선이 될 전망이다.

수도권 당원은 총 5만여 명으로, 11만 명에 달하는 호남 지역 다음가는 수준이다.

지역구 의원도 3석이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금껏 투표 참여자의 3분의 1 정도는 당원, 나머지 3분의 2는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격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도지사 시절 조직이 아직 남아 있는 경기 지역에서 막판 대역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도 경선 열기가 식으면 본선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까 우려해 승부 자체보다는 흥행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지지율 상승세가 나타나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추격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더욱 확산시키려면 당 경선의 흥행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시도당 지역위원장님들 공직선거법 준수하며 투표 독려하세요"라며 공개적으로 투표 참여를 권유했다.

(대구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