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단체가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확보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의 정광용 대변인('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은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비밀리에 결성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 신고했다고 인터넷 카페에 4일 밝혔다.

정 대변인은 중앙선관위가 발행한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결성신고필증 사진도 공개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새누리당 창준위 사무소 주소는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이다.

대표자는 탄기국 대구본부장으로 보이는 전향운씨다.

창준위 결성일이 지난달 21일, 신고일이 24일이다.

창준위는 발기취지문에서 "국회가 본분을 망각하고 위헌적 국정을 일삼고 있고 국회의원들이 확고한 국가관이 없어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적 위기에서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을 다시 공고히 하고 공직자 기강을 바로세울 시대적 사명감을 느껴 모였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쓰게 되든 안 쓰게 되든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창준위 결성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창당이 어렵지 않다"며 "몇십억은 고사하고 단돈 1원 없이도 3일이면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애국충정 넘치는 조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이름을 바꾼) 자유한국당에 마지막 미련을 버린다"며 "자유한국당은 인명진(비상대책위원장) 개인의 사당이 됐다"고 비난했다.

정 대변인은 지난달 18일 집회에서 '태극기 애국정당'을 만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추대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혀 집회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2012년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나서 '한나라당'을 창당하거나, 민주당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당명을 변경한 이후 '민주당'을 창당하는 등 유력 정당의 이전 당명으로 신당을 창당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