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치솟다 90도로 꺾이는듯 보이는 것도 특이현상 아니다"

북한이 지난 12일 시험발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의 기술이 근본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 1형)과 차이가 없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을 역임한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교수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옛소련의 R-27(SS-N-6) SLBM을 모방해 무수단(사거리 3천~3천500㎞ 이상)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난해 일부 발사에 성공한 SLBM을 개발했다.

'북극성 2형'은 다시 SLBM 체계를 이용한 새로운 지대지 전략 미사일이지만, 그렇다고 작년에 시험 발사한 SLBM의 개량형은 아니라는 것이 군과 전문가들의 견해다.

채 교수는 "옛 소련은 육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개량해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형태로 갔지만, 북한은 반대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개량해 육지에서 발사하는 형태로 갔다"며 "근본적으로 북극성 1형과 2형의 기술은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육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하려면 기술적 진보가 있어야 한다"면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것 자체가 기술적 진보가 이뤄진 상태에서 그대로 육지에서 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8월 북한이 SLBM을 발사했을 때의 영상과 당시 비행 거리 등이 이번과 거의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TV는 약 4분 13초 분량의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미사일이 하늘로 수직에 가깝게 솟구쳐오르다가 일정 고도에서 갑자기 90도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요격을 피하기 위한 기술적 진보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에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조종전투부(탄두부)를 분리해 중간 비행구간과 대기권 재돌입 구간에서의 자세조종, 유도, 요격회피 기동 특성 등을 검증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채 교수는 "SLBM은 대체로 수직으로 발사해서 이륙시킨 뒤 목표를 향해서 포물선 형태로 날아간다"며 "화면상 90도로 꺾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정 위치에서부터 포물선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처럼 고각발사는 거리를 줄이면서 고도를 올리기 위해 밀어 올리는 최종각도가 기본 각도인 30∼40도보다 더 높은 50∼60도"라며 "90도로 꺾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카메라 구도에 따라 과도하게 보인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