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당명과 로고를 만들었던 조동원 전 홍보기획본부장이 9일 탈당했다.

조 전 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한다. 할 말이 많지만 조용히 떠난다”며 “새누리당 이름이 없어지는 오늘이 부끄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 본부장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영입돼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당색을 빨강으로 바꿨다.

파랑색이었던 한나라당의 상징색을 정 반대의 보색인 빨강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당내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비대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새누리당 당명이 종교단체인 ‘신천지’를 연상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과학이다’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세를 탄 카피라이터였던 그는 새누리당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 2014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지난해 총선에서 5차례 선거 홍보 업무를 맡았다.

조 전 본부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관리위의 공천결정에 대해 김무성 전 대표가 당 직인을 찍어주지 않고 거부한 것을 두고 ‘옥새 들고 나르샤’라는 홍보 동영상을 만들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자당 소속의 홍보 책임자가 당내 공천갈등을 희화화 하는 동영상을 만들면서 총선 패배에 어느정도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고 평가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것에 대해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정당과 관련된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꿀 당시 최순실 씨가 개입했느냐는 의혹에 대해 “공모를 거쳐 선정했기 때문에 전혀 관계없다”며 “당시 최 씨를 알지도 못했고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홍보 동영상을 무상으로 요구해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