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의 '애마' 된 카니발
대선주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중 하나가 ‘자동차 안’이다. 넓은 지역을 빽빽한 스케줄로 돌아야 해서다. 대선주자들은 기아자동차의 미니밴 카니발(9~11인승·사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후보들은 모두 카니발을 이용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검은색,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흰색, 박원순 서울시장은 짙은 상아색,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은색 카니발을 탄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도지사 업무에만 도청에서 제공하는 관용차량을 사용하고, 주말 혹은 대선 후보 행보에는 임차한 검은색 카니발을 이용한다.

여권 후보들도 비슷하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어두운 회색 카니발을 탄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하늘색 구형 카니발과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를 번갈아가며 이용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카니발 대신 중대형 승용차인 검은색 그랜저를 선택했다.

카니발을 애용하는 이유가 있다. 차 안은 이동하며 밀린 전화통화를 하고 서류를 읽으며 사무를 보거나 옷을 갈아입기 위한 탈의실 역할도 하는 등 작은 집무실과 다름없다. 실내공간이 넓은 카니발이 제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고급 승용차는 서민과 동떨어진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실내공간이 넓은 카니발은 실용적인 업무용 차량 분위기를 주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종필/김기만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