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1박2일 호남행, 대세론 굳히기…이재명 "혁명의 세포 깨운다"
안철수, 원내대표 경선 결과 충격에 일정·메시지 재검토


야권 대선주자들이 전국 각 지역으로 흩어져 광장에서 촛불을 드는 것으로 '송구영신'을 대신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강타, 탄핵안 가결로 귀결되며 숨 가쁘게 흘러온 한해를 마무리하며 새해에는 적폐청산과 개혁을 화두로 지지층 결집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부패한 기득권을 청산하고 불평등을 해소할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연초부터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오는 31일 전주를 방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광주로 이동해 1박을 한 뒤 새해 첫날 광주에서 산행할 예정이다.

연초 반풍(반기문 바람) 상륙이 예고된 상황에서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한해를 마감하고 또 한해를 시작하는 상징적 행보를 통해 텃밭에 구애를 보내는 한편으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월 총선 전 광주를 찾아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 최근 "여전히 살아있는 약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가 대청소' 의지를 피력해온 문 전 대표는 새해 화두로도 적폐청산, 사회 대개혁, 정권교체를 지속적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준비된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일 것"이라며 "사회대개혁과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계획들을 적극 발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신과 가까운 김성식 의원이 호남 출신 중진인 주승용 의원에 큰 표 차로 패배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정국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지지율 면에서 밀리는 등 존재감 부각에 부심해온 안 전 대표로서는 당내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내부의 악제를 만난 셈이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는 기존에 준비 중이던 연말·연시 일정과 신년사를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차원의 1월 1일 현충원 참배 등 일정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어제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본 이후 일정과 메시지를 다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결선투표제 드라이브를 걸며 개혁 대 수구 대결 구도를 강조해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31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1일엔 성남에서 시민과 해맞이를 하고 민주당 단배식에도 참석한다.

1월 둘째 주 주말에는 1박2일로 전남 해남을 찾아 강연 등 일정을 소화할 계획도 잡고 있다.

이 시장은 이날 직접 지은 '송년시'에서 "꼭두각시놀음 끝난 자리에 녹슨 문고리 떨어지고 시계는 재깍재깍 혁명을 재촉한다/군림하던 자 한낮의 기억을 잃고 칼춤 추던 자 칼 피해 숨는다…머리칼 쭈뼛 세워 구석구석 혁명의 세포를 깨운다 / 70년 적폐 불살라 내일을 밝힌다"고 밝혔다.

그는 새해 벽두에도 사회 각 분야 개혁을 국가 과제로 내세울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광화문 촛불집회와 보신각에서 열리는 타종식에 참여한 뒤 1월 1일에는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민주당 단배식에 참석한다.

연초에는 지역 방문 없이 구청 신년인사회를 소화한다.

박 시장은 신년사에서 "시대교체의 때가 됐다. 보낼 건 보내고 끝낼 건 끝낼 마지막 기회"라며 청와대·검찰·재벌개혁과 한국형 기본소득의 도입을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일 충남 보훈공원 현충탑에서 참배한 뒤 예산 수덕사 요양원 방문 후 새해 타종식에 참석한다.

이달 호남을 방문한 데 이어 내달 7∼8일 목포와 광주 등을 다시 찾아 세몰이에 나선다.

앞서 6일엔 강원지역도 방문한다.

안 지사는 신년사에서 "국민 공분을 새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개혁을 강조했다.

김부겸 의원은 31일과 1일 지역구인 대구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다음달 3∼4일엔 제주를 찾아 4·3 평화공원 방문, 지역 언론 인터뷰와 주요 인사 면담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신년사에서 "정치와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분권이 필요하고 개헌을 통해 분권화로 가야 한다"고 개헌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새해 첫날 새벽에 지지자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라 새해 해맞이 행사를 한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건설과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강조할 예정이다.

다음달 중순께는 '국민주권 개혁회의'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창당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 귀국 후 연대 여부 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이정현 서혜림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