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26일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05주년 봉축법요식에서 나란히 앉아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26일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05주년 봉축법요식에서 나란히 앉아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유력 대선주자들의 상호 견제 등 난타전이 시작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여권의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내가 훨씬 낫다”고 비교우위를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팟캐스트 전국구에 출연해 “(반 총장은) 한국이 배출한 유엔 사무총장이니 대단하다. 그런 면에서 신화 같은 존재일 수 있다”면서도 “적폐에 대한 확실한 청산과 바꾸고자 하는 절박함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내가 낫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본선”이라며 “나는 이번 대선에서 준비된 사람이다. 가장 준비돼 있다. 그걸 내 브랜드로 하고 싶다”고 ‘준비된 후보론’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가 반 총장에게 견제구를 던진 것은 반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반 총장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12월 셋째 주 여론조사(12월19~21일, 전국 1519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23.1%로 22.2%의 문 전 대표를 제치고 8주 만에 1위에 올랐다.

민주당 역시 반 총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새누리당의) 불행이 잉태됐다”며 “반 총장은 ‘기름장어’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에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은) 본인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악의적 보도’ ‘검증이 아니라 음해’ ‘일면식도 없다’며 교묘히 빠져나갈 생각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 총장 측 관계자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일부 보도와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문 전 대표와 형식에 제한받지 않는 이종격투기 방식으로 토론을 벌인다면 금세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고 양자 토론을 시사했다.

문 전 대표를 향한 견제구도 만만치 않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만나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 과제를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안 전 대표는 “헌법이나 법률은 정치적 합의가 최우선이며, 합의가 되면 문제가 없다”며 “결선투표제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은 기득권의 논리”라고 문 전 대표 등을 겨냥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