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도의원 긴급연석회의…"당분간 성급한 행동 없다"
강연호 의원 "원 지사, 27일 바로 탈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집단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같은 당 소속 제주지역 도의원들도 중앙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제주지역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은 22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전날 같은 당 탈당을 시사한 원희룡 제주지사와 함께 긴급연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8명 중 12명이 참석했으며, 나머지 6명은 병원 치료 등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원 지사와 새누리당 소속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도의원들은 새누리당 중앙당의 분당 상황과 앞으로의 행보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원 지사는 모두발언에서 "한국정치가 큰 기로에 서있다"며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로 넓게 날아야 하는 나라임에도 참혹한 사태로 인해 보수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새누리당이 국민의 뜻에 맞게 살기 위해 탄핵당한 대통령과 그에 대해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 소속 모두가) 참회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그 길이 막혀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건강한 보수를 새로 세워야 한다는 움직임이 최근 태풍의 눈처럼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남의 일로 볼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라가 가야 될 정치의 방향, 제주가 가야 할 정치 방향을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상황을 공유하고 실천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관홍 의장은 "중앙당이 쪼개지는 상황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겠지만 의원들 개개인이 중앙당의 정치 상황을 누구보다 예의주시하고 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며 "지금의 상황에서 판단은 각자가 할 부분이지만 도민을 위한다는 가치를 가지고 다툼 없이 허심탄회하게 충실히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회의 이후 강연호 의원은 회의에서 오간 내용을 브리핑했다.

강 의원은 "의원들은 중앙당에서 탈당이 이뤄진다고 해서 제주지역 도의원들이 바로 동참을 하거나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 상당 기간에 걸쳐 중앙당의 행보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들으며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제주지역 의원들이 바로 탈당을 하거나 또는 집단 탈당을 하는 등 성급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 지사도 '27일 이후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이며 도민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 언급, 그날 함께 탈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b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