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21일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탈당 결정에 대해 “명분 없는 탈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원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서 호가호위하던 사람들이 나가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지지 세력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도 “계속 혼란만 부추겼던 사람들”이라며 “당을 나가서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바람난 배우자와 불편한 동거보다는 서로 제 갈 길을 가는 게 맞다”며 “잘해주진 못했지만 행복하길 바란다”고 썼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특정인(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려다 안 됐다고 탈당까지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위기감도 읽힌다. 30여명이 탈당하더라도 제2당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비박 대선주자가 모두 빠져나가 ‘껍데기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대선주자 중 유승민 의원이 탈당을 결의했고 원희룡 제주지사도 “새누리당 안에선 건강한 보수를 살릴 가능성이 없어졌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미 지난달 당을 나갔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분당되면 다음 대선에서 필패”라며 “비박계가 1차 탈당 시한으로 정한 오는 27일까지 설득 작업을 벌여 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