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합리적 개혁 필요"…孫에 입당 후 당 대표 출마 제안
孫 "안철수 현상 아직 유효"…개헌 동의 전제조건·당내 경쟁자 부담일 듯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최근 눈에 띄게 '러브콜'을 주고받고 있어 조기대선 국면에서 연대가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안 전 대표는 손 전 대표를 향해 국민의당에 들어와 함께 하자며 끊임없이 발신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안 전 대표 측은 손 전 대표에 입당 후 내달 15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 대선을 겨냥해 명망성 높은 인물을 영입해 당에 활력을 활력을 불어넣고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손 전 대표에 당 대표 출마를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합리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거기에 뜻을 함께할 수 있는 많은 분을 만나 뵙고 다양한 얘기를 나누는 중"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도 지난 10월 말 정계 복귀 이후 지속해서 안 전 대표를 향해 구애를 보내고 있다.

그는 전날 부산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개인의 지지세는 많이 빠졌지만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희망과 요구를 담은 '안철수 현상'은 아직 유효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행사에 안 전 대표가 참석해 축사했고, 이달 초에는 두 사람이 단독 회동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양측이 그리는 미래의 밑그림이 달라 실제 연대가 이뤄질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손 전 대표는 정계복귀의 일성으로 개헌을 들고나온 이후 '제7공화국'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지만, 안 전 대표는 개헌에 대해 "논의는 가능하다"면서도 선거구제 개편 등이 더 급한 과제라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와 개헌에 대해 의견 일치가 되지 않는다면, 손 전 대표는 최근 결성 계획을 밝힌 '국민주권 개혁회의'를 통해 창당 수순을 밟고 외부에서 독자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또 손 전 대표 입장에서는 국민의당 내부에서 대권 후보로는 안 전 대표가, 당권 후보로는 박지원 원내대표 등 각각 강력한 경쟁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입당에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손 전 대표는 당 대표를 안 할 것"이라며 "개헌에 대한 분명한 우리 당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걸 요구했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의당 대표 출마에 대해 여러 통로로 제안이 오고 있지만, 아직 내부에서 논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박수윤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