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 : 한 분의 얘기 아니겠습니까?

장제원 의원(새누리당) : 저, 위원장님. 위원장님. 제가 답변을 요구하지 않은 걸 답변하고 있습니다. 잠깐만, 시간 끄세요.

박범계(더불어민주당) : 네, 또 제가 위원장 할 때군요.

김경숙 : 죄송합니다. 네.

장제원 : 저는 객관적으로 감사관의 감사 내용을 듣고 있는 겁니다.

박범계 : 김경숙 증인. 잠깐만요, 장 의원님. 예, 지금 불만이 무엇이죠? (마이크를 손으로 감싸며) "푸흡!"
박범계 의원
박범계 의원
4차 국정조사 청문회 중 있었던 대화내용이다.

뜬금없는 박범계 의원의 웃음코드는 다소 난해하다.

진지한 청문회 도중 웃음을 터뜨린 이유는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6일 오전 자신의 SNS 계정에 "박뿜계라는 별명을 주셨군요"라며 ”거듭 엄숙한 국조장에서 사과“라는 글을 게시했다.
박범계 의원 SNS
박범계 의원 SNS
이어 박 의원은 “장제원 의원님을 비웃을 생각은 전혀 아니었어요”라면서 “오히려 1초 남긴 상태에서 너무 진지하게 저에게 조치를 취해달라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그만.. 장의원님은 기운도 좋고 증인신문도 잘합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박범계 의원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국조특위원장 김성태 의원을 대신해 위원장 직무대행에 나섰다가 웃음을 터뜨려 화제가 됐다.

박범계 의원은 자신이 위원장 직무대행에만 나서면 뭔가를 해달라는 표정으로 사뭇 진지하게 요청하는 장제원 의원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장제원 의원이 시간을 멈춰달라고 한 시점은 질의시간 1초를 딱 남긴 순간. 박범계 의원에게 "증인이 엉뚱한 답변을 한다, 위원장이 혼내달라"고 요청한 것.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두사람의 관계성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장제원 의원은 유독 박범계 간사가 위원장 대신 사회를 볼 때 이같은 요청을 자주해 웃음을 유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이지만 참 기운도 좋고 자연스럽게 말도 잘한다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제가 위원장 직무대행 할때마다 너무 진지하게 뭔가를 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너무 진지해서...귀엽기도 해서 웃음이 났다"고 해명한 바 있다.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너무 귀엽다", "장제원 의원이 질문하면 속이 시원하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 때문에 속이 답답했는데 '박뿜계' 의원 덕에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