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의원서 3년간 8천만원 피부시술…전액 현금결제
"136회 진료받은 '최보정' 정체는 최순실 맞다" 주장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의료기관 '김영재의원'을 1주일에 한 번 꼴로 찾아와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16일 김영재의원에서 진행된 현장조사에서 이런 진술을 들었다.

김영재의원 측 박모 상담실장은 "최보정으로 등록한 사람이 최순실이냐, 박 대통령이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국조특위 위원의 질문에 "최순실이라는 걸 사건 터져서 알았다"고 답했다.

박 실장은 김영재 원장의 처제로, 김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의 여동생이다.

김영재의원 진료기록부에 최보정의 생년월일로 적혀 있는 1956년 2월 2일은 최씨의 출생연도 1956년과 박 대통령의 생월일인 2월 2일을 합쳐서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환자의 정체가 최씨인지 박 대통령인지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재의원 관계자들은 "최보정이라는 환자가 김영재의원에서 받은 136회 진료는 모두 최순실씨가 받은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받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2001년부터 김영재의원에 근무해 온 간호사는 "(최씨는) 항상 프로포폴을 맞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국조특위 위원의질문에 "네 거의"라고 답변했으며, "(최씨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실장과 간호사는 최순실씨가 2013년 10월께 김영재의원에서 피부 리프팅 관련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했으나,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이뤄진 진료 136건에 대해 "리프팅이 주를 이루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영재 원장은 직접 나서서 "수술은 자주 받을 수가 없다"고 설명하고 "대개 피부 시술을 받았다"고 덧붙이면서 최씨에게 프로포폴이 자주 처방된 사실을 인정했다.

국조특위 현장조사에서는 김영재의원 측이 최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투여하면서도 신분 확인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한 질타와 의혹 제기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장제원 국조특위 위원은 "프로포폴 시술을 하면서 본인 확인을 그렇게 허술하게 하느냐. 의료법 위반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가 가명을 사용한 점을 김영재의원 측이 인지하고 있었는지 확인하는 질의도 나왔다.

새누리당 정유섭 국조특위 위원은 "최씨가 계산을 카드로 했느냐, 현금으로 했느냐"고 질문했다.

만약 진료비 계산 당시 카드를 사용했다면 환자의 이름과 실제 카드 명의자가 다르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으리라는 점을 지적하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영재의원 관계자들은 최씨가 치료비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최씨는 2013년 10월께부터 올해 8월까지 약 3년여 동안 진료를 받았으며, 1년에 한 번씩 몰아서 진료비를 결제했다.

최씨가 3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낸 총 치료비 규모는 약 8천만원이다.

박 실장은 "최씨는 카드를 쓰지 않았다"며 "현금영수증을 발행했기 때문에 관련 기록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용 대부분이 프로포폴 처방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수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크며, 프로포폴만 따로 맞겠다고 온 적은 없다"고 했다.

김영재의원 관계자들은 최씨가 받은 시술 대부분이 비보험으로 이루어진 데다 최씨에게는 처방전이 나간 적도 없어 가명 사용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김영재의원은 건강보험공단과 연계된 별도의 전산 기록 없이 수기로 환자의 진료기록을 입력한다.

김영재의원 관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김영재 원장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박 대통령에게 피부 시술을 했다는 의혹도 일관되게 부인했다.

국조특위는 청와대가 거부한 대통령 경호실 현장조사를 이날 오후 강행키로 했으나, 당초 예정됐던 차움의원 현장조사는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