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 등 당 지도부 퇴진해야…의총 소집 요청"
"탈당·분당 논의 없었다…나가면 최소 30명 이상"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는 13일 해체를 선언하면서 외연을 확장한 새로운 모임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따른 당 위기 타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12명의 대표자를 비롯해 원내외 인사 약 80명으로 출범한 지 약 한달만에 '발전적 해체'를 선언한 것이다.

비상시국위는 이날 국회에서 대표·실무자 연석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황 의원은 "비상시국위는 오늘 해체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많은 의원이 저희 뜻에 동참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더 많은 의원, 당원들과 함께하기 위해 발전적으로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라는 '1차 목적'을 달성한 데 이어 당내 주류 친박(친박계)계에 맞서기 위해 비주류는 물론 중도성향 원내외 인사들까지 포섭해 세력을 규합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비상시국위는 또 전날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퇴에 따른 후임 선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오는 14일 개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재차 퇴진을 촉구했다.

황 의원은 "이정현 대표는 원내대표와 동반 사퇴하겠다고 얘기해왔는데 정 원내대표가 어제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아무런 답이 없다"면서 "당 지도부는 동시에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치권 안팎에서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과 분당을 주저하는 것이 '당 재산을 둘러싼 싸움'이라는 해석을 내놓는 데 대해 "저희는 새누리당 재산의 단 1원도 가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당의 중심이 되면 당 청산과 해체를 포함한 혁명적인 쇄신 과정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 재산을 국민과 사회에 헌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특히 "저희가 나가게 된다면 의원 수가 적어도 30명 이상은 되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저희는 가난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이날 회의에서 탈당이나 분당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며 "저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류미나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