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균 대변인 "내용 사전에 몰라…청와대에 '인터뷰할 것'이라고 사후보고"

국방부는 2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한 간호장교 조 모 대위가 미국에서 진행한 언론 인터뷰 내용을 청와대와 사전에 조율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대위는 현역이니 인터뷰 요청을 받으면 국방부 훈령에 의해 대변인을 거치게 돼 있다"면서 "국방부는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절차에 따라 인터뷰를 주선했다"고 말했다.

조 대위는 워싱턴에 근무하고 있는 국방무관에게 대면이 아닌 전화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고, 문 대변인이 이를 국방무관을 통해 전달받은 뒤 국방홍보훈령에 따라 승인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문 대변인은 '청와대와 인터뷰 내용을 사전 조율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국방홍보훈령 규정에 따라서만 조치했다"면서 "(인터뷰에 응하도록) 다 조치한 뒤에 이런 것을 한다고 (청와대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점에 대해서만 사후 보고했다는 설명으로, 한민구 장관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문 대변인은 덧붙였다.

문 대변인은 '조 대위의 인터뷰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조 대위가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미 육군 의무학교 영내의 호텔로 숙소를 옮기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문상균 대변인은 "조 대위가 외부로부터 엄청난 연락과 접촉 시도에 대해 심리적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알고 있고, 미 의무학교에서도 심리적 불안정 상태를 확인하고 내부에 들어와서 기거하도록 조치했다"면서 "본인도 희망해서 들어간 것으로 알며 국방부가 협조요청을 한다든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조 대위가 머무르는 영내 호텔의 하루 숙박료가 130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한 데 대해선 "그 정도 금액은 아니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조 대위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근무한 간호장교 2명 중 1명으로, 지난 8월부터 미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의 육군 시설관리사령본부 내 병원에서 연수 중이다.

조 대위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의무실 소속 간호장교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주사 처방 등 의료행위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을 풀 열쇠를 쥔 인물로 주목받아왔다.

그는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특파원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자청,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진료는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