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모든 것 내려놓겠다는 의지…국민적 퇴진 요구에 답 주셨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담화는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백지위임한 것으로, 사실상의 하야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국회가 결정해주는 모든 것을 따르겠다는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광장의 함성, 광장의 요구는 국민적 요구다.

국민적 요구는 대통령 퇴진에 있었다"며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 요구에 대한 답을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 담화에 대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이해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항복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오늘 담화에는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국정 혼란 최소화에 대한 대통령의 깊은 고심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논의는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진행돼 온 것"이라며 "따라서 상황 변화가 생긴 만큼 두 야당과 대통령 탄핵 절차 진행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나 의총을 마치고 나서는 기자들에게 "탄핵이라는 카드를 버리지는 않았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야당과 계속 협상해 봐야겠다.

협상하는 기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듯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는 당내 비주류 의원 사이에서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여전히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주축의 비상시국회의는 다음 달 9일 본회의까지 여야가 박 대통령 퇴진 시기를 못 박는 등 조기 퇴진에 대해 합의하지 못할 경우 탄핵 표결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의총 도중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어차피 탄핵 부분에 대해선 비주류 의원들이 결정력을 발휘하는 게 현실 아니냐"며 "탄핵에 대한 논의가 계속 유효하게 진행돼야 하는지. 아니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지 야당하고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통령 담화에 대한 야당의 입장, 국민적 여론을 살피면서 속도를 내 야당과 논의를 개시하겠다"며 당분간 매일 의총을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류미나 현혜란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