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부터 국회의원이 국정조사나 국정감사의 증인·참고인 등을 요구할 경우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한 신청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묻지마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남용이 차단돼 이른바 ‘방탄국회’도 없어지고, 8월 임시국회 명문화와 국회 폐회 중 상임위원회 개최가 명시돼 국회가 상시로 운영될 전망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국회운영제도 개선 방안을 담은 국회법·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는 20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화두로 제시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처음으로 법제화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정 의장이 의견을 낸 국회 증인·감정법 개정안은 의원이 증인 출석을 요구할 때 신청 이유, 안건 또는 국조·국감과의 관련성 등을 기재한 신청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또 국감 결과보고서에 증인 채택 현황과 증인 신문 결과를 기재해 증인 신청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도록 했다.

국회법 개정안은 의원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이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해 먼저 표결 처리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2005년 개정된 현행 국회법 조항(26조 2항)은 72시간 이내에 체포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폐기되는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정 의장이 제안한 개선안이 운영위 심사를 거쳐 확정된 것이다.

이와 함께 결산 심사 및 법률안 심의를 충실하게 하기 위해 매년 8월16일부터 31일까지 임시국회를 소집하도록 하는 한편 3·5월 폐회 중 셋째 주에 상임위를 열도록 하는 내용도 국회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또 본회의와 대정부 질문은 목요일 오후 2시, 상임위 전체회의는 월·화요일 오후 2시, 소위원회는 수요일 오전 10시에 각각 시작하도록 명문화함으로써 의사일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도록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