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다음주 초까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초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23일 탄핵추진실무준비단 첫 회의를 열었다. 이번주 탄핵안에 대한 큰 골격을 잡은 뒤 다음주 초 탄핵소추안 초안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긴급토론회를 통해 법률가단체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준비단 단장인 이춘석 의원은 “촛불로 보여준 민의를 법률적·정치적으로 풀어 탄핵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신속히 마치는 게 목표”라며 “필요한 법리 구성은 물론 국회 의석과 헌법재판소 구조에서 예상되는 모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간사를 맡은 금태섭 의원은 “직무에 관해 헌법·법률을 위배한 것이 이미 검찰 공소장에 들어가 있다”며 “이와 함께 국회와 언론에서 확인된 사실을 놓고 어떤 법률과 헌법 규정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으로 적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탄핵준비단에 검사 출신인 백혜련 의원과 판사 출신인 박희승 전북도당 법률자문단장을 추가로 선임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변호사 출신인 김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한 탄핵추진단을 구성했다. 9명으로 구성된 추진단에는 당내 법조인 출신 의원이 대거 참여했다. 외부 법조인이나 학자 등의 조언도 받기로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초안을 놓고 협의를 거쳐 단일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탄핵 준비와는 별개로 두 당은 이날도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후 명예 보장’ 발언을 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전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문 전 대표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와 똑같은 일을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문 전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전해철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대표께서 민주당 소속 인사에 대해 도가 지나친 인신공격성 발언을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며 “정략적인 목적에 따라 이런 발언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야권 공조를 위해 발언을 신중하게 해 달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그분들 얘기는 그분들 얘기고 우리 얘기는 우리 얘기”라며 “우리가 자중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언행을 잘하면 비판을 하라고 해도 안 한다”고 응수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