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상임위원회의 예비 심의가 대부분 마무리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만 남겨두게 됐다. ‘최순실 예산’과 관련해선 여야가 합의로 삭감했다. 남은 최대 쟁점은 누리과정 예산과 법인세 인상안 등의 예산부수법안 지정 등이다.

20일 현재 15개 상임위 예산안 예비심사는 모두 끝났다. 현재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가동돼 막판 감액과 증액을 논의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류 및 감액 예산을 결정하는 소위원회도 21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논란이 됐던 ‘최순실 예산’은 각 상임위에서 여야가 무난하게 합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담당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16일 1748억5500만원을 최순실 예산으로 판단하고 삭감했다. 18일 열린 예산안조정소위에서도 최순실 예산으로 지목된 문화창조융합벨트 예산 877억5000만원을 교문위 의견대로 감액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예산은 400억원 정도 남은 상태다.

예산안조정소위는 또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 씨와 관련 의혹이 있는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예산 400억원도 ‘심사보류’했다. 대기업의 팔을 비틀어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일부 센터는 벤처 창업과 관련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누리과정 예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복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방교육재정지원 특별회계를 설치해 교육세수 국세분 5조2000억원 전액을 특별회계로 편성했다. 야당은 이 금액 전액을 삭감해 보통 교부금으로 반영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1조9000억원을 일반회계로 편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여당 주장대로 국세분을 전액 특별회계로 편성하면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사용처와 사용예산을 미리 한정해 부족한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청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결국 교문위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결정을 예결위로 넘겼다.

법인세 인상도 논란거리다. 법인세 인상에 따라 내년 정부의 세입예산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주장하는 야당이 여당과 합의하지 못하면 정세균 국회의장이 야당의 세법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로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소야대 상황이라 야당의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