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李 '10% 발언'에 "5%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건가"
원외 당협위원장 4일째 단식농성…"이 대표, 맞불농성 지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주재로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는 비주류 의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아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당내 4선(選) 이상 중진이 46명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회의에 참석한 의원은 원유철·이주영·정갑윤(5선), 정우택·조경태·최경환·홍문종(4선) 등 7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비주류 핵심 중진들은 일제히 회의를 '보이콧'했다.

개인 일정, 해외 출장 등으로 불가피하게 불참한 중진들도 몇몇 있었지만 현 지도부를 인정할 수 없다는 비주류측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비주류측은 대신 외곽에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상대로 총사퇴 압박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전날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소속 대선주자들을 겨냥해 "지지율 합쳐 10%도 안 되는 대선주자들이 당에 먹칠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강한 어조로 비난하며 즉각 사퇴를 거듭 주장했다.

하 의원은 "그 말을 지지율 5%밖에 안 되는 대통령에게 적용하면 어떻게 되느냐. 결국 이정현 입으로 대통령 하야라는 말을 에둘러 한 게 된다"면서 "자기 발언이 대통령에게 그대로 부메랑이 된다는 것을 몰랐을까"라고 비꼬았다.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나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 5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대표가 당의 대권주자들을 일거에 하찮은 존재로 깎아내리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당 대표가 당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농성 현장에서 중앙당 청년위원장이 맞불 시위를 시작했다고 전한 뒤 "당 대표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다"면서 "얼마 전 단식의 고통을 절감했던 이 대표가 이런 지시를 하는 게 과연 올바른 행동이냐"고 강조했다.

독일 출장 중인 남경필 지사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지도부가 물러나고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이 해체 후 재창당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를 겨냥, "그 말솜씨를 '대통령께 직언을 고하는 데' 쓰셨으면 지금 이 사태까지 왔을까"라고 가세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새누리당은 비상시국에 박근혜 옹호하고 대변하는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가 아니다"면서 "이 대표는 비서 역할을 그만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현혜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