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향한 시대교체 끌어내겠다" 대권 주자로서 포부 밝혀

안희정 충남지사는 11일 "국회 지도자들은 하루빨리 국정 공백에 대한 논의에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날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주최 특강에 앞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현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지도력을 행사할 수 없고, 정부 업무는 거의 멈춘 상황이다.

국회 지도자들이 논의조차 하지 않는 현 상황이 걱정되고, 한심스럽게 생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민이 느낀 분노와 좌절, 모욕감에 대해 위로와 함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통령 잘못을 왜 당신이 사과하느냐고 하겠지만,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고 함께 이끌어야 할 국회와 정당정치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를 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 피해와 고통은 국민에게 간다.

미뤄둘 수 없는 현안이 너무 많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우리의 입장과 전략을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면 많은 불이익과 위험요소를 안아야 한다"며 "현 국면이 장기화하면 국민 불안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회에 대해서도 국민 신뢰가 높지 않지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기대는 국회에 있다"며 "국회의 결정을 대통령이 순응하고 따라준다면 탄핵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농단을 견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회 지도력도 탄핵받을 것"이라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무책임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야3당이 힘을 모아 민심을 실현하기 위한 논의를 해야 하며, 새누리당도 지도체제 교체를 통해 국회 합의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국회 지도자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다.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면 합의 과정을 더 어렵게 하기 때문에 개인 의견은 밝히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권 주자로서 자신의 당내 경쟁력과 관련, 그는 "민주당 불모지이자 보수적인 충남에서 도지사직을 수행하며 한국 사회의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에서 도민 지지를 얻어내 당의 외연을 가장 넓혔다"고 자평한 뒤 "분열된 당을 깊이 있게 봉합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당의 후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저의 대선 도전은 당의 승리와 정권교체에 대한 당원 열망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자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한 정권교체나 세대교체가 아닌 미래를 향한 시대교체여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낡은 정치질서의 교체를 끌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지사는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에 대해 "당은 다르지만 좋은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의 좋은 모델을 같이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하거나 정책 차이로 논쟁할 수는 있겠지만 원수처럼 싸우거나 적대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4·3사건에 대해선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분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미 합의된 것처럼 누구도 의사를 표현한 주권자를, 평범한 주민들을 국가폭력으로 죽음까지 몰고 갈 권리를 주지 않았다"며 "희생자 한 분이라도 더 찾아 넋을 위로하는 것이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