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연서 "왜 의원들이 지도력 행사하지 않나" 비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최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를 두고 중앙집권화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대 83동에서 열린 경제학부 '금융경제세미나' 특강에서 "현재 한국에서는 모든 문제가 청와대 권력에 종속돼 있다"며 "'임금님 통치 스타일'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참화를 빚어냈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이 지도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의회가 이를 대체할 지도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해서 다른 의원들이 대통령의 심기를 살펴 자기가 뽑은 원내 대표를 쫓아내는데 이게 의회민주주의냐"며 "왜 국회의원들은 본인들이 가진 의회 지도력을 행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지도력을 상실해 버린 현 상황에서 의회 지도자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아무런 합의를 못 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리더십 영역으로 지방자치를 강조했다.

안 지사는 "새로운 리더십은 좋은 법과 제도에 의한 리더십에서 나아가 협치, 자치의 리더십이어야 한다"며 "자치의 영역을 넓히지 못하면 주권자의 정치 불신을 불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안 지사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을 포함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주권자들이 충분히 많은 토론이 필요한 만큼 지금 당장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srch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