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협 높아지며 대피훈련 강화…"실제상황과 가장 비슷하게 진행"

주한미군이 북한의 공격 등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커레이저스 채널(Courageous Channel)' 훈련을 최근 실시했다.

이 훈련은 연례적으로 이뤄지지만, 올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7년 만에 일부 민간인을 실제로 주일 미군기지까지 이동시키는 등 훈련 강도를 크게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미 8군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구에 주둔하는 미 19전구지원사령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어린이를 포함한 미군 가족 등 비전투요원을 한반도 밖으로 대피시키는 '커레이저스 채널 2016'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은 미군 가족 수십 명이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시누크 헬기 두 대에 나눠타고 대구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대구에 있는 '캠프 워커'에 차려진 대피 안내소로 이동해 대피와 관련한 브리핑을 듣고 관련 서류가 잘 구비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들은 '캠프 워커'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김해공항으로 이동해 C-130 수송기를 타고 한반도를 벗어났다.

C-130 수송기는 미국 민간인 수십 명을 주일 미군기지까지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전구지원사령부 소속 대피 전문가인 저스틴 스턴은 "비전투요원 대피훈련은 매년 실시하고 있지만 올해는 실제상황과 가장 비슷하게 훈련이 진행됐다"면서 "미군 가족들을 한반도 밖으로 대피시킨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피 명령이 떨어졌을 때 절차와 서류 등을 숙지시키는 데 중점을 둬왔지만, 올해는 실제 한반도 밖으로 대피가 이뤄지는 등 훈련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