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방문 형식 회담 제안 가능성…與도 "대통령이 국회 찾아야"
'책임총리 보장' 진정성 강조할 듯…여야조율 거쳐 청문요청서 보낼듯
朴대통령, 종교계 등 의견청취…황총리가 4주 연속 국무회의 주재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주를 '최순실 정국'의 분수령으로 보고 사태 수습을 위한 후속 조치를 잇달아 내놓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김병준 책임총리' 카드를 제시한 데 이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검찰조사와 특검까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자신의 진정성을 추가로 보여줄 수 있는 수습책을 숙고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6일 전했다.

사태수습을 위한 박 대통령의 호소를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일단 '김병준 카드'를 거부하는 야권을 상대로 전방위 설득 노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말인 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햐야 촉구' 촛불 집회(주최측 20만명, 경찰 추산 4만3천명)가 열렸고, 오는 12일에는 더 큰 집회가 예고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지난 4일 대국민 담화에 대해 '진정성이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답변은 57.2%를 기록했고 '미흡하나 수용한다'는 응답은 28.6%, '대국민 사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는 응답은 9.8%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어제 광화문 광장에서 보여준 국민의 준엄한 뜻을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하루속히 국정 혼란과 공백을 막고 정부 본연의 기능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비장한 각오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여론의 흐름과 정국 상황을 보고받으며 해법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수습 행보는 영수회담 등의 형식으로 야당 지도자를 직접 만나 설득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자급 인사들과 만나 조언을 구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10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꼭 필요한 외교 관련 일정만 소화할 방침이다.

금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는 없으며, 황교안 국무총리가 4주 연속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에서 큰 액션이 있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은 김 총리에게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히고,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영수회담' 제안에 야당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찾아가 야당과 만나야 한다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공개 주장한 만큼 회담 실현을 위해 박 대통령이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한 비서실장과 허원제 정무수석 등을 통해 금주 초 야당 지도부와 물밑 접촉해 정국해법을 논의하고 영수회담 성사를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만한 협의를 위해 김병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는 조율이 어느정도 이뤄진 후에 국회로 보낼 방침이다.

그러나 '총리 지명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건 야당의 입장이 완강해 대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회담 성사 여부와는 별도로 대국민 담화에서 빠진 '책임총리 보장'과 '2선 후퇴' 의사를 직접 밝혀 야당을 간접 설득하는 방안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담화에서 밝힌 대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빨리 마련할 것"이라면서 "김 내정자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겠다는 뜻을 직접 밝히는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추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경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김병준 카드'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결국은 김 내정자를 포기하고 야당이 요구하는 대로 국회에서 추천하는 총리를 임명해 거국중립 내각을 구성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참모는 "금주가 분수령인 만큼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