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발생한 홍수피해 복구가 지지부진하면서 수재민들이 채 완공도 되지 않은 주택에 무단으로 들어가 살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초겨울 추위와 곁방살이의 고단함을 견디지 못한 수재민들이 채 완공되지 않은 살림집에 막무가내로 입주해 이미 생활을 시작했다"고 RFA에 밝혔다.

북한은 지난 8월 말∼9월 초 두만강 유역에서 대규모 홍수피해가 발생하자 약 10만 명의 인력을 투입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피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았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겨울철이 시작되기 전인 10월 20일까지 수해지역 살림집 건설을 무조건 끝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었다"면서 "살림집 건설을 한 달 내에 끝내라던 김정은의 지시가 헛물을 켜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김정은은 큰물피해를 본 주민들이 숟가락도 필요 없을 정도로 가구부터 부엌세간까지 마련해 주라고 지시했지만, 언제 이행될지 기약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살림집 내부와 외부공사는 끝났으나 창문과 창문틀, 지붕에 씌울 기와는 이제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며 "수재민들은 창문에 담요나 비닐 박막을 치고, 김장독이 없어 김장도 비닐 주머니에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