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책임총리 권한 보장"…오전 10시30분 TV 생중계 담화
총리·비서실장 인선후 대국민메시지 발신…정국수습 속도
野 지도부 회동도 추진…'대통령 권한 내려놓기' 진정성 설득할 듯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4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한다고 청와대가 3일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저녁 10시24분께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박 대통령은 내일 오전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담화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며, 방송으로 생중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추가 사과를 하고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밝혀 혼란에 빠진 정국 수습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또한, 야당의 인사청문회 거부 방침으로 난관에 부딪힌 '김병준 책임총리' 카드를 살려내기 위해 김 내정자에게 경제·사회 분야 전권을 주고, 본인은 외교·안보에 전념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 이후 열흘 만의 두 번째 사과 메시지가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정국을 풀기 위해 다시 한번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를 하고 검찰 수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병준 책임총리 내정자에게도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정국수습을 위해 최 씨와 본인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진솔하게 사과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것으로 안다"며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도 받아들이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담화는 쏟아지는 의혹을 직접 해명하고 검찰 조사 수용과 대폭적인 권한 이양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직접 알림으로써 꽉 막힌 정국을 풀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헌정중단과 국정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공식 발표에 앞서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휴대전화로 "내일 의원총회가 2시에서 4시로 변경됐다.

그 이유가 그 전에 대통령이 수사 받겠다고 기자회견할 것이라는 첩보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대국민 담화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으로 핵심 인적쇄신을 거의 마무리한 만큼 추가 담화에 이어 야권 지도부와 접촉해 협조를 구하고, 검찰 조사에 자진해서 응하는 단계적 후속 조치를 밟아나갈 것이 유력해 보인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을 모시고 국정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고, 국정에 대해 여러가지로 할 말씀이 있지 않겠느냐"며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그런 진행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대통령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과 야 3당 대표의 영수회담"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