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국회의장·여야 대표 만나 거국내각 구성 용의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31일 새누리당이 거국중립내각을 요구하면서 총리 후보군을 거명한 것과 관련해 "여당은 나라를 이렇게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면서 "새누리당이 주도할 것처럼 나서니 책임모면용으로 비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새누리당이 총리 후보를 거명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이 주범이라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범"이라면서 "총리를 누구로 하자고 거명하면 거론된 당사자는 정치성향이나 인품과 무관하게 '새누리당이 선호하는 사람'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개헌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개헌을 거론하는 순간 국면전환용으로 전락한다"면서 "거국중립내각도 진심으로 동의한다면 조각(組閣)에 있어 새누리당이 결코 먼저 입을 떼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선 대통령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을 만나 거국내각 구성의 용의를 밝히고 총리 후보자를 추천하면 그대로 임명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이 추천해서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것이 어떻게 거국이며 중립이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그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도 모자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총리는 대통령에게 맞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수행할 총리라야 한다"면서 "사태를 호도하고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총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앞서 올린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는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즉시 만나 거국중립내각에 대한 밑그림을 준비해달라"면서 "대통령은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이 준비한 밑그림을 그대로 수용하고, 거국중립내각이 조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거국중립내각을 당장의 위기탈출용으로 생각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며 "거국중립내각의 가장 큰 임무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수습하는 것과 최순실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관련자 처벌로, 둘 중에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국중립내각의 총리는 이 두 가지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
경륜과 수사 의지를 두루 갖춘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며 "총리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추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