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31일 새누리당의 거국중립내각 구성 촉구와 관련, “시간을 벌어 짝퉁 거국내각으로 위기를 모면할 심산인가”라며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는 수순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거국중립내각이 되려면, 박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의 전권을 맡길 것을 선언하면서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에 총리를 추천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해야 한다. 그리하여 새 총리의 제청으로 새 내각이 구성되면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이 거국중립내각의 총리를 추천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분노를 느낀다.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아 다시 분명히 밝힌다”며 “작금의 사태 본질은,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라는 점이며 새누리당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공동책임이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석고대죄 하면서 자숙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햇다.

그러면서 “거국중립내각 제안의 본질에 대해서도 명확히 말씀드린다. 새누리당이 총리를 추천하는 내각이 무슨 거국중립내각인가”라며 “또다시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 국면을 모면하고 전환하려는잔꾀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거국중립내각은 새누리당이 구성하는 것이 아니며 몇몇 유력 정치인들이 만드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만드는 것”이라며 “국정수행 자격과 능력을 잃은 대통령을 대신해 다음 정부 출범 때까지 과도적으로 국정을 담당시키기 위해 국민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6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지난 30일 거국 중립내각 수용 의사를 밝히자 문 전 대표측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은 “새누리당은 거국 내각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