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겨냥 "대선주자들 한치 앞 못보고 거국내각 소리…사드때와 같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31일 이른바 '최순실게이트' 파동 수습책으로 거론되는 거국중립내각 방안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헬렐레한' 총리 한 명 세우고 각료를 몇명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을 보니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거국중립내각이 들어설 경우 자신이 총리 후보로도 언급되는 것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과 상상을 하지말라"고 선을 그으면서 "대통령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총리가 뭘 할 수 있겠나.

거국내각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후 박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서는 "알아서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궁지에 몰려서 그만두지 않는 한 절대 알아서 거취를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촛불의 힘이 얼마나 세질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아직 상황파악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무수석인데, 당장 검찰 수사가 급하니 민정수석 인사만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이번 사건을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교하면서 "과거 측근비리와는 달리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게이트"라며 "결국 거짓말로 물러난 닉슨 대통령의 사례를 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대권주자들이 거국중립내각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거국내각 소리를 했다가 말을 바꿨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이 (거국내각을 수용하겠다는) 립서비스를 한 것에 야당이 한방 먹었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와 똑같이 야당은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과거 박 대통령과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2012년 대선 때에도 나와 정책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틀어서 오더라"라며 "그 때에는 정윤회일 거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파동으로 개헌 논의가 묻히지 않겠느냐는 일부의 관측에는 "오히려 대통령제가 얼마나 문제인지 알게 돼 재점화가 될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강성 친박(친박근혜) 인사들만 남은 채 쪼개질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