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오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울산시민연대 초청으로 '주권재민, 시민이 주인이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오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울산시민연대 초청으로 '주권재민, 시민이 주인이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울산 강연에서 박근혜 정권 비판…"국민권력시대 열자" 대권 의지 밝혀

박원순 서울시장은 29일 "대한민국 위상이 흔들리고, 국가 지도자 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권력을 잡도록 앞으로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최로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주권재민, 시민이 주인이다'라는 제목의 강연회를 열었다.

"너무 슬프죠"라는 질문으로 청중들에게 첫 인사를 건넨 박 시장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정도로 황당하고 허탈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대한민국이 수많은 고난, 투쟁, 희생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데 현재 현실이 처참하고 암담하다"면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국가적인 혼란을 야기한 박근혜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말을 했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라는 말이 더 맞다"라면서 "비상, 위기, 공백 상황을 만들어내면서 아무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가 문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밀실과 비선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참여해 방향을 결정하는 국민권력시대를 얼어야 한다"면서 "시민과 국민의 목소리는 항상 옳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브랜드인 '아이서울유'(I.SEOUL.U)를 예로 들었다.

그는 "아이서울유가 초반에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저 역시도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 웃음을 유도한 뒤 "그 브랜드는 전적으로 시민 의견을 반영해 출범한 것인데 다양한 패러디가 가능할 정도로 응용이 쉽고, 최근에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박 시장이 현 정권을 비판하고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잇달아 강조하자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박 시장은 "여기서 '예'라고 대답하면 언론에 난리가 날 것"이라는 농담으로 즉답을 피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요구, 시대의 부름 등에 대해 성찰하고 소명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대권 도전 의지를 간접적이지만 강하게 드러냈다.

강연 마지막에는 "새로운 국민권력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외쳐 지지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는 울산 현안과 관련해서는 "조선업 등 중화학 산업의 침체와 구조조정, 지진에 노출된 핵발전소 안전성 등 울산은 여러 과제와 도전을 쓰나미처럼 맞고 있다"면서 "노동자가 행복하고 산업이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울산의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강연 후 울산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hk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