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완·이개호 "朴 정부, 5·18 폄훼 실체 드러나"

국정을 농단했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는 최순실 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도 왜곡·수정했다는 의혹이 지역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도 27일 국회 예결위 질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5·18 기념식에서 현장 낭독한 기념사와 최순실 컴퓨터에서 발견된 파일을 비교해 보니 5·18의 역사적 의미와 광주정신을 논한 부분만 대폭 삭제됐다"며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5·18 기념사를 수정한 정황이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는 신성한 광주정신을 모독한 행위로서 박근혜 정부의 5·18 민주화 운동 폄훼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며 "5·18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광주시민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 있는 사과와 문건유출 공모가담자들의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3년 이후로 3년 동안 기념식에 불참하고 있는데 이것도 최순실이 의도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병완(광주 동구 남구 갑) 의원도 이날 국회 예결위 질의에서 "기념사의 핵심인 '광주정신' '세계화' '고귀한 희생' '광주의 힘 광주의 정신' 등 핵심 단어들이 초안에는 있었으나 모두 삭제됐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 기념사는 행사의 의미를 국민에게 알리고 국가가 해당 기념식의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기념사를 특정 개인의 편향된 시각으로 수정하는 것은 기념일 뿐 아니라 대통령까지도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최순실 씨와 외부 인사들이 5·18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축소·왜곡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5·18 기념사 사례로 볼 때 정부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반대도 그와 같은 연장선에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담양연합뉴스) 여운창 전승현 기자 betty@yna.co.kr,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