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훈련…전반적 미사일방어체계 협력으로 발전가능성 주목

한미 양국 군 당국은 20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일본 자위대와 함께 지난 6월 처음으로 실시했던 북한 미사일 경보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이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일본 등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공동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3국은 지난 6월 28일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미사일 경보훈련을 했다.

당시 훈련은 3국간 첫 미사일 경보훈련으로,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직후 진행돼 특별한 의미가 부여됐다.

'퍼시픽 드래곤'으로 명명된 이 훈련에는 우리 해군의 세종대왕함, 미 해군의 존 폴 존스함과 슈프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카이함 등 3국 이지스 구축함들이 투입돼 북한의 탄도미사일로 설정된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그 정보를 공유하는 연습을 했다.

이 훈련은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3국의 미사일방어 역량을 통합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러한 훈련이 앞으로 3국의 전반적인 미사일방어체계 협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잠재적인 핵·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한미일 3국 미사일방어체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사일 경보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은 이지스 구축함을 중심으로 하는 해상 기반의 미사일방어체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 한미일 3국은 북한 탄도미사일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한일 양국 군이 얼마나 효율적인 정보공유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 6월 말 한미일 3국이 실시한 미사일 경보훈련 당시만 해도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북한 탄도미사일로 설정된 표적의 정보를 직접 공유하지는 않고 미국 육상중계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유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 국방 당국이 직접 정보를 공유하지는 못하고 미국을 매개로 정보공유를 할 수 있도록 한 2014년의 정보공유 약정에 따른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정보공유 약정으로는 한일간 군사협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직접적인 정보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우리 군은 한일간 GSOMIA의 군사적 효용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민 정서상 이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일단 일본의 요구를 틀어막고 있으나 '빗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3국 간의 훈련이 계속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GSOMIA를 체결할 수 있는 토양이 쌓이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일 양국은 2012년 GSOMIA를 체결하려고 했으나 밀실협상 논란으로 무산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