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흘간 밤샘 술파티…과음·과식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진단"
"국제사회 지원 감소에도 레저용 헬기·최고급 말 등 구입"
"北민심 이반으로 일부지역 주민 집단항의 사태까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최근 신변불안으로 외부행사의 일정과 장소를 갑자기 바꾸는가 하면 폭발물·독극물 탐지장비를 해외에서 도입하는 등 경호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가정보원이 19일 밝혔다.

또 국제사회 제재로 외화수입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나흘씩 밤을 새워 술 파티를 하는 등 과음·과식 등 무절제한 생활을 이어가면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내곡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정은 정권의 최근 잇단 핵도발은 국제사회의 제재, 엘리트층의 충성심 약화, 주민불만 고조 등으로 이어져 체제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완영·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자신의 동선을 극도로 숨기면서 한·미 양국의 참수작전(유사시 북한 최고지도부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작전)과 공격목표 시설, 미국의 전략폭격기 파괴력 및 특수부대 규모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으며,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에서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정철은 특히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고모 김경희를 가끔 방문하고 있으며, 작년 겨울 동생인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구실도 못 하는 나를 한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최근 간부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 권력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고, 최근 공개활동이 없어 신병치료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이어 국정원은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이후 일시적으로 자제했던 숙청도 재개했으며, 올해 들어 공개처형이 지난달까지 모두 64명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폭정이 계속되면서 심복들조차 "어쩔 수 없이 충성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엘리트층의 충성심이 약화하고 있고, 체제 감시기관마저 돈벌이에 급급한 상황이어서 부패가 극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또 주민들도 가혹한 노역과 수탈로 불만이 커지면서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수도·전기가 끊기자 주민들이 시당위원회에 몰려가 집단 항의하는 사태도 발생했으며, 국내로 입국한 탈북민의 숫자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함경북도 수해와 관련해서는 장마철에도 댐 수위를 높게 유지하다가 호우에 사전통보 없이 상류댐 3개를 한꺼번에 방류하면서 발생한 사실상의 '인재'로 파악됐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내라고 지시했으나 현재까지 지원액은 1천750만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초부터 2억원 상당의 고급승용차를 비롯해 레저용 헬기, 최고급 말과 애완견 등을 지속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집권 5년간 전대미문의 폭정으로 김정은·엘리트·주민의 3자간 결속이 약화하고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태"라면서 "겉으로는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정권의 불안정성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현혜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