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공부 모임, 유승민 대학강연, 오세훈·김문수도 특강
남경필·원희룡, 도정 수행하면서도 여의도와 소통 계속


공부와 세미나, 강연 또는 특강. 최근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들의 일정을 관통하는 공통분모다.

과거의 대선주자들처럼 지역을 다니며 세몰이를 하기보다 세미나 등에 참석해 정책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강연 자리를 빌려 국정 현안에 대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외의 반기문 유엔(UN)사무총장이 본격적으로 링 위에 오르기에 앞서 내실을 다지고 힘을 축적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압도적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반 총장이 '등판'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약한 지지도의 잠재적 주자들끼리 경쟁해봐야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과 사진 등을 꾸준히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18일 '흔들리는 한반도 우리의 안전은'을 주제로 지진 세미나를 개최한다.

27일에는 공동대표로 있는 퓨처라이프포럼, 다음 달 1일에는 격차 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자신이 직접 발언하기보다는 참석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차기 정국을 구상하는 데 초점이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말부터는 민생투어를 재개해 지난여름 다니지 못한 지역을 둘러보며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가락 종친회 추향대제에 참석하고 나서 손자와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사진, 손녀와 뽀뽀하는 사진 등을 페이스북에 올려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서강대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지난 5월 성균관대, 지난달 한림대·서울대, 지난 6일 부산대에 이어 5번째 대학강연이다.

유 전 원내대표의 젊은 지지층과 소통하는 동시에 자신의 구상도 전달하는 통로인 셈이다.

지난 4·13 총선에서 공천 파동을 겪고 나서 한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유 전 원내대표는 강연정치를 시작한 이후로 공화주의(성균관대), 정의(한림대), 혁신성장(서울대), 보수혁명(부산대) 등 정치·경제·사회를 망라하는 화두를 던졌다.

유 전 원내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저 대표의 대북관과 인권에 대한 생각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려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파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원외에 머물며 언론 스포트라이트에서 다소 비켜나 있는 전직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9일 오전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서초안보포럼 특강을 하는 데 이어 20일 오후에는 울산시청에서 '공존과 상생' 등을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최근 정치 분야를 다룬 '왜 지금 개헌인가', 사회복지 분야를 다룬 '왜 지금 공존과 상생인가' 책 출간을 마친 오 전 시장은 다음 달 말까지 외교안보통일 분야, 경제 분야를 주제로 한 글을 모두 탈고할 계획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17일 오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안보 전문가인 이춘근 박사를 초청해 특강을 주최해 강연을 듣고, 27일 오후에는 세종포럼에서 '대한민국 4대 위기와 그 해법'을 주제로 자신이 직접 강연을 한다.

다음 달 6일 오후에는 대구 수성대학교에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가수 김장훈 등을 초청한 가운데 싱크탱크 '미래 본'을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는 게 김 전 지사 측의 설명이다.

도정을 챙겨야 하는 현직 광역단체장은 지사직을 수행하면서도 여의도와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지는 경기도의회 행정감사를 받아야 하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한국사회의 교육문제 해결법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세계지방정부정상회의 참석차 떠난 콜롬비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고 나서 도정을 살피면서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토론회 준비에 들어간다.

애초 관훈토론회는 지난 6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제주도를 휩쓸고 간 태풍 차바 피해를 수습하느라 미뤄졌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runran@yna.co.kr